1. 학계(교수)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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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동기: 어릴 적 아버지가 여름방학에 자주 쉬고 계신 모습이 무의식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무슨 직업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저거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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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가장 큰 장점: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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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로 와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롭다’ 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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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기업 강연을 위해 아침 8시 반에 며칠 출근해 보니, “매일 이 시간에 칼같이 출근하는 건 나랑 좀 안 맞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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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휴가도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연사님은 교수님이 그렇게 하셨기에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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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직업"은 이 세상에 많지 않기에, 여러분에게도 학계를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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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사 과정에서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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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과정: “석사 할 만한데?” 체험해 보니 어느새 학위 논문이 나왔고, “더 공부해 봐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박사를 시작했습니다.
- (교훈 1) 주제가 아주 사소하더라도, 첫 논문으로 꼭 마무리를 해보는 경험이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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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1년 차:
- (교훈 2) 연구는 자기 주도적으로 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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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2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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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 연구를 시작하며, 재미있고 보람을 느끼는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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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3) 좋은 연구는 ‘동기 (Motivation)‘가 명확한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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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확장성:
- 연구는 독립적인 일이고 끝나면 또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특정 연구(입시 연구)를 하고 나니 다음 연구 주제가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3. 연구와 논문 제출의 실제: 혼돈과 발견
논문 제출 당일, 지도 교수님께서 “경험 삼아 내보자"고 하셨습니다. 점심 땐 “내지 말자"고 했다가, 오후 2시에 다시 번복돼서 급히 제출했습니다.
놀랍게도 논문이 통과되었고, 이후 최종본 (camera-ready)을 준비하면서는 오 교수님과 논문을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습니다.
리뷰 과정에서 “우리의 기법이 기존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 슈퍼셋 (Superset)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시간을 내어 실험을 돌려봤는데, 정말 그런 그림이 그려지는 발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4. 교수가 되는 과정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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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과정: 졸업하고 “학교로 가야지” 생각하던 차에, 졸업 3일 만에 어떤 교수님께 세미나 요청 메일이 왔습니다. 성균관대에서 세미나를 했고, 마침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 교수를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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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로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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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구를 많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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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졸업 때쯤 되면 여러 학교에서 세미나 요청이 올 텐데,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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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잘 집중하고, 좋은 성품을 갖고, 자신을 잘 알리면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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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직의 현실 (책임감):
- 자유로운 만큼, 지금은 연구비를 따는 것이나 연구를 마무리하는 것 등 모든 일의 ‘마지노선’이 자신이 되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훨씬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5. 연구 사례: 기호 실행기 (Symbolic Execution) 가이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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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프로그램의 오류를 찾으려면 코드 커버리지를 높여야 합니다. (혹은 불필요한 코드를 잘라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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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실행기의 한계: 사람이 만든 테스트 케이스는 매우 복잡해서, 기호 실행기가 아무런 가이드 없이는 절대 만들어내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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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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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불필요한 코드를) 무작위로 자르다가, 우연히 잘 잘린 곳이 있으면 그 방향으로 더 잘 자를 수 있게끔 ‘가이드’ 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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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든 것을 그대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유사하게 축소 (reduction)해서 기호 실행기가 이런 걸 만들 수 있을까?“라고 가이드를 해보니 실제로 만들어내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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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 만들어낼 수는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어떻게 가이드해야 원하는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는 아직 풀지 못한 문제입니다.
6. 결론 및 당부
대학원 생활도 교수 생활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시간은 금방 지나가니, 후회 없이 즐겁고 의미 있는 연구를 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