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Geon (re-st)

DIKUW 모델과 AI 시대의 연구자 역량

[essay] 3 min read

Abstract

DIKUW 모델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다섯 단계를 설명한다. 이 글에선 Topuzz 연구 경험에 비추어 보아 DIKUW 모델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살펴본다. AI시대에 이 핵심 역량은 결국 잘 듣고, 성실하게 연구하는 소프트 스킬일 것이다.

본문

이번 ERC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강연은 AI시대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한 것이었다. 강연자는 창의성과 분석적 사고가 중요하며, 특히 DIKUW 모델의 마지막 부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석사 과정에서 진행한 퍼징 연구를 DIKUW 모델에 맞춰 보면, 나는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까?

DIKUW 모델은 데이터 (Data)에서 시작해 점차 유연성과 일반성을 더하며 분석을 수행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기본적인 숫자들 (Data)에 라벨을 부여 (Information)하고, 패턴을 분석 (Knowledge)한 후, 패턴의 원인을 이해 (Understanding)한 뒤 최종적으로 의사결정 (Wisdom)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퍼징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의사결정 단계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다. 이는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퍼징의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바꾸어 실험하고, 검증이 되면 반영하는 식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석사 경험에서는 어떤 연구에서든 의사결정 자체가 개발 단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가장 길고, 난이도가 높고, 연구자의 역량이 중요하게 드러나는 단계는 이해 (Understanding)다. 퍼징 성능과 밀접한 패턴을 선별해 내고, 실험 설정을 조정하여 개선 방법을 찾는 게 해당된다. 데이터는 원인이 아니라 단순한 현상일 뿐이다. 이 때문에 이해 단계의 핵심은 패턴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실험에서 시드풀을 더 많이 순환할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시드풀의 순환 속도를 높인다고 해서 기대한 만큼의 성능 향상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 때는 시드풀의 순환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던 다른 이유를 탐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퍼징이 더 소수의 시드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탐색이 금세 깊어졌고, 이게 성능 향상도 가져오지만 부수적으로 시드풀의 순환 속도도 높였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수행하려면 퍼징이 오류를 찾아가는 방식 자체를 모델링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서, 연구자가 퍼징의 내부 동작 원리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가설을 세우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연구 경험이 주는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퍼징 연구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초기 데이터 (Data) 생성이다. 퍼징 과정에서 생성할 수 있는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목적성 없이 많은 데이터를 기록하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워진다. 연구자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가설을 쉽게 검증하는 핵심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도록 코드 설계를 해야 한다. 퍼징이라는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한 경험치가 있어야 하므로, 현재로썬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AI가 개발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나머지 어려운 부분을 메꿔 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도 나는 DIKUW 모델에서 패턴 분석(Knowledge) 단계의 스크립트 작성 등은 AI에게 맡기고, 창의적인 생각은 스크립트 바깥에서, 정리한 데이터를 사람들과 나눠 보며 경험적인 직감을 묻고 노트에 적어 가며 추리하는 데 써먹고 있다. 이는 결국 연구자가 가져야 할 소프트 스킬과도 연결된다. 연구자로서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열린 태도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성실하게 사고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더 나은 연구자가 되려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반성으로 이어진다.

#Essay  #Weekly-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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